[약사추천] 약사가 먹는 숙취해소제, 간대사 끝판왕
안녕하세요 고고약사입니다.
제가 약국에 근무하면서 약대 1학년 생화학 수업시간이 가장 많이 떠오르는 순간은 숙취해소제의 성분표를 확인할 때 입니다. 숙취해소제들의 성분은 대부분 우리 몸의 생화학적인 대사과정에 필요한 물질들이기 때문이죠. 수업시간에 이런대사과정을 단계별로 배우는데 A4 용지위에 해당과정, TCA cycle, 아미노산 대사 과정을 쭉 이어그리면서 중간고사를 준비하던게 생각납니다. 그 때 토하면서 공부했던게 숙취해소제를 팔기 위함이었나 싶네요...ㅎㅎㅎ;
오늘은 다양한 숙취해소제 중 간에 작용하는 숙취해소제들을 살펴보겠습니다.
헤포스
(L-아르기닌 73.1mg/mL, 베타인 50mg/mL, 시트르산수화물 29.4mg/mL, 베타인염산염 50mg/mL)
하이간
(L-아스파르트산-L-오르니틴수화물 3g)
간장약이라고 불리는 친구들입니다. 간의 해독을 돕는 약들입니다.
해독작용 중 타겟팅 한 곳은
1. urea 회로
2. 글루타치온
3. 알콜분해효소 활성화
4. 에너지 생산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출처: https://www.ucdincommon.com/espanol)
"urea 회로"
urea 회로는 우리 몸에 존재하는 암모니아를 요소로 바꾸는 과정입니다. 단백질 대사과정의 부산물인 암모니아는 독성이 강합니다. 그래서 간의 해독작용을 통해 덜 독한 요소로 변환되어 소변으로 배출됩니다. 그 과정에서 아스파르트산, 아르기닌, 오르니틴이 대사반응을 촉진시켜 회로를 원활하게 돌리고 독성물질 배출을 돕는 것이죠.
***** 요즘 약국에서 '우레아 크림 주세요' 라고 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중국분들은 유그린크림이란 제품을 엄청 찾으시고.... 한국분들은 우레아 크림으로 수분크림을 만들어 눈가에 바르는 분들이 많은데 주성분인 우레아가 바로 이 요소(urea)입니다. 오줌의 주성분...ㅎㅎㅎ 보습능력, 각질용해능력이 있어서 피부연화제로 사용하지만 의료목적으로 사용하는 크림이지 미용목적으로 사용하는 크림이 아닙니다. 발적이라든지 가려움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합니다. 눈가에는 되도록 바르지 않도록 하세요.
"글루타치온"
글루타치온은 우리 몸의 해독작용에 필수불가결한 아미노산 입니다. 간에서 주로 생성되고 활성산소, free radical을 잡아주는 강력한 항산화물질입니다. 체내에 존재하는 독소나 약물들을 배설이 되기 쉬운 물질로 바꿔주는 해독제 역할도 하죠.
병원에서는 간경변이 심하고 간수치가 높으신 분께 처방 나오기도 하고 간독성이 강한 타이레놀을 과량복용 했을 때 해독제로 처방이 나오기도 합니다.
또 glutathione peroxidase 라는 형태로 세포에 존재하면서 활성산소로 인한 산화적스트레스로 부터 세포를 보호하는 파수꾼 역할도 합니다. 역으로 말하면 몸에 많은 독소와 활성산소가 존재하면 글루타치온이 고갈된다는 말! 술을 마신 후에 증가하는 염증반응과 산화적 스트레스 역시 글루타치온을 고갈 시키기 때문에 추가 복용이 필요합니다..
이런 글루타치온의 합성과정에 관여하는 아미노산이 바로 베타인입니다. 아래 그림에서와 같이 메칠기(-CH3)를 옮겨주는 역할을 하는 아미노산 입니다. 이 과정에서 호모시스테인이 메티오닌으로 바뀌는 것을 알 수 있는데 많은 연구에서 호모시스테인이 높은 수치를 나타내는 경우, 혈관에 플라그를 축적하여 동맥 경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베타인은 호모시스테인 수치를 낮추면서 동맥 경화의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숙취해소 이외의 효능이죠.
베타인은 메치오닌의 합성을 돕고 결과적으로 글루타치온의 합성을 촉진해 술을 마신 후 알콜이 대사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활성산소로 부터 우리 세포를 보호하고 간의 해독력을 보강함으로써 작용하는 것이지요. 숙취를 없애는 민간요법으로 많이 복용했던 북어국에 글루타치온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는 사실이 이것을 뒷받침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숙취해소 음식이었던 재첩에는 오르니틴이 콩나물에는 아스파르트산이 많이 함유 되어 있다고 합니다. 선조들의 지혜..
"알콜분해효소 활성화"
음주 후 알콜은 몇가지 대사과정을 거치는데
알콜가수분해효소와 아세트알데하이드가수분해효소로에 의해서 대사되고 최후에 물과 이산화탄소로 변화 됩니다. 이 과정중에 생성되는 아세트알데히드가 독성을 나타내고 숙취의 원인이 되는데 이를 제거해주는 두가지 효소를 아미노산들이 활성화시킨다는 연구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연구 결과 아르기닌과 메티오닌이 숙취해소 경감과 간 보호 효능을 어느 정도 나타낼 수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되었네요. 아르기닌은 헤포스의 주성분이고 베타인은 메티오닌의 합성을 돕습니다.
"에너지 생성"
아미노산들의 활약에 치여 빛을 보지 못했지만 헤포스의 시트르산은 에너지 생성을 통해 숙취해소효과를 나타냅니다.
(출처:sbs)
정글의법칙은 제가 즐겨보는 프로그램인데요 ㅎㅎ; 식량을 구하지 못하고 쫄쫄 굶던 멤버들이 라임이나 레몬과 같은 신 열매를 먹고 동공이 커지며 기운을 차리는 장면이 종종 연출됩니다. 이것은 열매 속 시트르산의 힘입니다.
다시한번 생화학책 내용을 뒤적여보면
시트르산은 시트르산 회로(citric acid cycle)의 시작물질임을 알 수 있습니다. 시트르산 회로는 인간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만들 재료와, 인간의 생존과 성장에 필요한 재료의 대부분을 생산하는 대사과정입니다.. 저 회로에서 한가지 물질이라도 고갈되면 에너지를 얻을 수 없죠. 각각이 우리 몸의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터보엔진의 연료라고 보면 될 것 같네요. 그 중 시작물질인 시트르산의 보급이 얼마나 중요한지 말 안해도 아시겠쮸?
이처럼 숙취해소제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 간의 활력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숙취로 인해서 생기는 에너지 대사의 불균형이 한가지 원인으로 생성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간단히 언급된 대사회로도 여러개..) 한가지 약보다도 2,3가지 약을 같이 먹었을 때 효과가 더 큽니다.
다른 기전으로 숙취를 해소하는 약들에 대해서는 다음 포스팅에 이야기하겠습니다. 안뇽~~~